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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 두 번 숨다

글쓴이 황희숙
출간일 2015-03-27
가격 11,000원
판형 144*210
분량 188쪽
ISBN 978896496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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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비트겐슈타인이 100년 전에 예견한 ‘소통’의 중요성

비트겐슈타인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책 소개

전통적인 철학의 주제와 스타일에서 벗어나서 언어의 본성과 한계를 밝혀내고자 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논리-철학 논고를 중심으로 살폈다.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대립 중인 중3 상우는 외삼촌댁에서 외할머니의 유품인 청갈색 노트를 발견한다. 그리고 노트에서 외할머니가 사라진 한 철학자의 행방을 추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추적의 단서인 말놀이’, ‘가족유사성’, ‘그림 이론등의 철학 개념과 철학이 파리통에 갇힌 파리에게 빠져나갈 출구를 가르쳐 준다는 말에 매료되면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 급속도로 빠져든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 진로 문제라는 난관에 부딪힌 상우에게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 살펴보자.

 

 

출판사 서평

비트겐슈타인이 100년 전에 예견한 소통의 중요성

소통법이 달라서, 또는 소통에 필요한 인내심이 없어서 부모와 자식의 사이가 멀어지고, 친구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21세기다. 가장 난해한 철학자라는 평을 받는 비트겐슈타인은 이러한 사실을 예견한듯 논리-철학 논고에 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는 명제를 통해 소통을 명확히 하는 일의 중요함에 대해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철학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고 해서 말하기(=소통)를 포기한다면 파리통에 갇힌 파리에게 빠져나갈 출구를 가르쳐 주는 철학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국 철학은 우리 삶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소통의 중요성이 약 100년이란 시간차를 두고 비트겐슈타인과 중학생 상우의 생활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소설을 따라가 보자.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클래식 기타 연주가를 꿈꾸는 상우는 설 명절에 외삼촌댁에 세배하러 갔다가 외할머니의 유품인 청갈색 노트를 발견한다. 상우는 그 노트에서 외할머니가 연기처럼 사라진 어느 철학자의 행적을 추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추적의 단서인 말놀이’, ‘가족유사성’, ‘그림 이론등의 철학 개념과 철학이 파리통에 갇힌 파리에게 빠져나갈 출구를 가르쳐 준다는 말에 매료되면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 급속도로 빠져든다.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명확히 표현할 수 없다면 정말 침묵해야 하는 것일까? 난해하기로 유명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 진로 문제라는 난관에 부딪힌 중3 상우에게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 살펴보자.

 

인문학을 처음 시작하는 청소년을 위한 철학 소설 시리즈

청소년 인문서 분야의 혁신이라고 평가되며 중고교 교사와 학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탐 철학 소설'은 동서양 사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낸, 청소년을 위한 교양 소설 시리즈입니다. 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다 보면 어느새 철학자들의 딱딱한 이론이 내 삶과 연관되어 쉽게 이해됩니다. '탐 철학 소설' 시리즈는 내용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여러 공공 기관 및 청소년 관련 단체에서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교양도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한국출판인회의 선정 이달의 책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 권장도서 한우리독서운동본부 선정 올해의 권장도서

아침독서신문 추천도서

 

 

본문 내용

언어의 그림 이론이란, ‘명제는 그것이 묘사하는 세계의 그림이다.’라는 생각이다. 어느 날 비트겐슈타인은 파리에서 일어난 자동차 사고에 관한 소송 기사를 읽고 있었다. 그 재판의 재판정에 자동차 사고가 모형물들로 제시되었는데, 그 축소 모형이 교통사고를 대체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모형의 부분들, 즉 소형 집--사람들과 실제로 있는 집--사람들 사이에 대응이 성립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그때 떠올랐다. 이 관계에 의해서, 명제가 사태(事態, state of affairs)의 모형 또는 그림으로 이용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명제의 부분들과 세계 사이에는 유사한 대응 관계가 있다. 명제의 부분이 결합하는 방식은 실재를 이루는 요소들의 가능한 결합, 가능한 사태를 묘사한다.

그런데 명제가 논리적인 그림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야?”

지효가 그림을 그려가면서까지 차분히 설명했지만, 반 다인은 아직 답답하다.

예를 들어, ‘풀은 녹색이다.’라는 명제와 풀이 녹색인 사태를 살펴볼까? 사태라는 것은 대상들의 결합 상태를 말해. 언어 쪽 부분인 명제와 세계 쪽 부분인 사태 사이에는 공통적인 논리 구조가 있어. 언어가 실재를 표상할 수 있는 것은 이 구조의 동일성 때문이지. 사고, 생각이라는 건 사실(事實, facts)이 어떨지 이렇게 저렇게 궁리해 보는 것 아냐? 그런 의미에서 이런 그림, 저런 그림을 그려 보는 것이지.”

- 3<특별한 사람을 만나는 행운>

 

이봐. 논리-철학 논고의 전체 번호는 아무렇게나 매겨진 게 아니야. 명제 n1, n2, n3 등은 명제 n번에 붙은 주석이야. 명제 n.m1, n.m2 등은 명제 n.m 번에 붙은 해석이고,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지. 예를 들면 1.1은 명제 1에 대한 주석이고 1.111.1에 대한 해설이야. 그러나 내가 발견한 것은 세부 해설로 들어간 그러니까 긴 번호의 명제에서 그다음 간단한 번호로 넘어갔을 때 내용이 뚝 끊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거야. 예를 들어 2.181, 2.182에서 3으로 가거나 3.143, 3.1431…… 이렇게 가다 3.2로 넘어갈 때 뭐랄까? 음악적인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알겠어. 소나타의 악장에서도 아주 강하고 웅장한 연주 부분 앞뒤에 여리고 느리거나 잔잔한 연주가 대비돼. 결국은 숫자가 크게 바뀔 때마다 정점으로 고조되어 연결된다는 말이지?”

- 3<특별한 사람을 만나는 행운>

 

요즘 들어 자주 집을 짓고 있는 인부와 그의 조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예로 들었다. 인부가 벽돌이라고 말하면 조수는 그 말한 것을 가져온다. 그들은 여기에서 원초적인 언어를 사용해서 말놀이를 하는 셈인데, ‘벽돌이라는 말은 벽돌을 가져오라는 의미를 지닌다. ‘벽돌이라는 말의 의미는 그 말이 가리키는 대상 즉 단단한 벽돌이 아니다.

지효는 이 예가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태권도 사범이 격파 시범을 보여 주는 훈련생에게 벽돌이라고 말할 때는 다른 일이 벌어진다. 이때 벽돌이란 말에는 벽돌을 깨라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종류의 말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지효는 한 언어적 표현의 의미가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 사용이론(use theory of meaning)’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 4<천재와 보낸 나날>

 

생각해 보니 갑갑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새로운 앎, 깨우침을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이것은 지식이고 저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 그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기타 선생님과 나, 나와 민규는 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명령하고 따른다. 같은 삶의 세계에 있는 우리끼리는 같은 삶의 양식을 누리고, 서로의 말을 대번에 알아듣는다. 우리는 같은 게임의 규칙을 따른다. 축구장 안에서 축구 시합이 벌어지는 것처럼, 우리는 언어 안에서 말로 게임을 능숙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외할머니 노트에도 그 철학자가 비슷한 말을 한 것 같다.

몇 달 전에는 기타 선생님께서 내 연주에 대해 터치가 좋다고 칭찬했는데, 집에 와 자랑을 하자 아빠는 그게 어떤 거냐고, 무슨 뜻이냐고 물으셨다.

손가락 끝의 살과 손톱 사이에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아주 가볍게 튕겨 주는 걸 말해.”

내 말에 엄마와 아빠는 크게 웃었다. 내 설명으로 이렇게 웃으면서 넘어가는 때가 많지는 않다. 아마도 엄마와 아빠는 눈에 보이는 것, 본질적인 것을 가리키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말을 할 때, 여러 가지 언어게임을 할 때, 우리가 쓰는 단어가 항상 한 가지 고정된 뜻만을 나타내지는 않는 것 같다. 가끔 우리 집에서 언어는 휴가를 간다. 언어가 빈둥대며 일손을 놓고, 내 말이 헛도는 것을 느끼면 나는 얼른 말문을 닫고 내 방으로 도망친다.

- 4<천재와 보낸 나날>

 

 

 

 

차례

 

머리말

 

1. 용감한 청춘, 흔들리는 청춘

끝의 시작 / 청춘은 모험이다 / 사라진 비트겐슈타인 / 유리병 속에 갇힌 파리 /

2. 고독한 은둔자를 찾아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 첫 번째 은신처 / 런던은 안개에 젖어 / 보통 사람, 특별한 사람

3. 특별한 사람을 만나는 행운

노르웨이 오두막에서 /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의 세계는 달라 / 세상을 그린 그림 /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으로 / 다르면서도 닮은 가족

4. 천재와 보낸 나날

슈퍼스타, 컴백하다 / 수수께끼 같은 사람 / 말놀이를 하는 우리 / 언어가 휴가를 간 날 /

5. 다가오는 검은 구름

1급 혼혈아 / 돌아오는 길 / 휘파람으로 브람스를 / 기억과 거짓말

6. 마지막 은둔

아일랜드 해안의 바닷새 / 코넬에 온 유럽인 / 거인의 마지막 순간 / 시작의 끝

 

부록

비트겐슈타인 소개 / 비트겐슈타인의 생애 / 읽고 풀기

 

 

작가소개

글쓴이 황희숙

서울대학교 인문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진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올해로 5년차 도시 농부며, 목각과 한지 공예가 취미다. 강의와 연구 그리고 밭농사 외에는, 남양주와 포천의 길냥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관찰하는 일이 매일 일과다. 도스토예프스키, 반 다인, 우디 알렌을 존경하며, 음울하고도 서스펜스와 위트가 넘치는 소설을 쓰는 것이 미래의 진지한 희망사항이다. 그동안 과학론, 은유, 회의론, 전문가주의, 과학주의, 감정과 지식의 관계, 에코페미니즘 등의 주제에 대해 철학 논문을 써 왔다.

지은 책으로 여성과 철학(공저), 인간 본성의 이해(공저), 처음 읽는 영미 현대철학(공저)가 있고,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이것이 생물학이다(공역), 젊은 과학의 전선(근간)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