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1. 수학이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증명하시오
문 2. 운동장을 이등분하라
문 3. 동아리 부원의 사기를 높여라
문 4. 연애부등식을 풀어라
문 5. 두 사람의 그래프를 그려라
문 6. 수학으로 세계를 구하라
옮긴이의 말
P.23~24 : “근데, 수학가게란 게 무슨 가게야?”
내버려 두면 언제까지나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것 같아서 하루카는 다시 물었다. 애초에 그걸 묻고 싶어서 일부러 교실에 남았던 거다. 다른 때 같으면 마키와 신 나게 수다를 떨면서 집에 가고 있을 텐데.
“잘 물어봤어.”
소라는 그렇게 말하더니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젖혔다. 비스듬히 비쳐 드는 오후의 햇살을 받아 안경이 반짝 빛났다.
이 얘기만 듣고 곧바로 집에 가야지. 떨떠름한 기분을 풀고 집에서 편하게 쉬어야지.
하루카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 곧장 나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수학가게’는 수학의 힘으로 모두의 고민을 해결하는 고민 상담소 같은 거야.”
안 돼, 더 모르겠잖아.
일어나려고 엉거주춤 엉덩이를 들고 있던 하루카는 도로 자리에 앉았다.
“고민 상담? 학교에 상담 교사가 있는데?”
“있긴 하지. 하지만 상담 교사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수두룩해. 선생님은 기본적으로는 심리학에 의존해서 상담해 주니까 말이야. 상담 교사가 다루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이 필요한 거라고.”
P.86~87 : “여러분, 곤란한 일이라도 있나요?”
갑자기 아무런 맥락도 없이 스탠드 쪽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팽팽했던 공기가 단숨에 느슨해졌다. 서로 째려보던 남녀학생들은 일제히 스탠드 쪽을 돌아보았다.
대체 누구야? 이런 타이밍에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말을 걸어오다니.
그때 하루카의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난입자는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5월인데도 동복 차림에 답답하게 호크까지 채우고 있었다. 게다가 커다란 검은 테 안경을 썼다. 작은 체구에 머리칼은 단정히 짧게 깎아 올렸다. 그리고 왼쪽 어깨에는 파란 책가방까지 멨다.
소년은 표정 변화 없이 이렇게 말했다.
“혹시 내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몰라.”
소라가, 수학을 좋아하는 소년이 거기에 서 있었다.
“소라, 너 여기 왜 왔어?”
“하도 손님이 안 와서 출장 나온 거야.”
출장?
하루카는 가까스로 말이 나왔지만 여전히 상황이 파악되지 않았다.
소라는 점심시간에는 언제나 교실에서 책을 읽는다. 아니, 점심시간만이 아니다. 이 소년은 하루카가 아는 범위에서는 하루 종일 책상을 떠나지 않고 독서에 전념한다. 그런 소라가 왜, 마침 이때, 왜 하필 오늘, 운동장에 나온 거지?
“싸움을 말리는 것도 수학자의 역할이니까.”
전국 수학교사 모임 : ‘수학을 왜 배워요’라는 질문에 대한 수학자들의 대답은 학생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학가게 점장인 소라가 했던 것처럼 친구들의 일상적인 고민을 수학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본다면 왜 모두가 수학을 배워야 하는지 의심을 떨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민 해결 과정에서 중고등 수학 교과서의 내용이 적절히 연결되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